[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골목으로 끌고 가 발로 얼굴을 차는 등 무차별 폭행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이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을 피해 도주하는 모습 (사진=부산경찰청)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전날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오전 5시 20분께 부산 서구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이 없던 20대 여성 B씨를 골목길로 끌고 가 흉기로 협박해 물건을 훔치려 했다. 하지만 B씨가 반항하자 A씨는 7분간 주먹과 발로 B씨의 얼굴을 수십 차례 가격했다.

특히 A씨는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의 머리를 축구공처럼 세게 차는 이른바 ‘사커킥’을 날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B씨는 턱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B씨는 다행히 근처를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목숨을 건졌다.

검찰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1심에서 4차례, 항소심에서도 공황 장애를 이유로 단 한 번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불출석에는 합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사유가 없다”며 A씨 없이 선고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 당시에 강도의 고의가 있었고, 이미 폭행으로 인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의 머리를 발로 차는 등 강하게 폭력을 행사한 사정에 비춰보며 살인의 고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하지 않았다”며 심신 미약은 인정하지 않았다.

또 A씨가 과거 축구선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