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는 왜 그렇게 길까[특파원리포트]

입력시간 | 2025.02.10 오전 5:00:31
수정시간 | 2025.02.10 오전 5:00:31
  • 8일간 계속된 중국 춘절 연휴, 민족 대이동 이뤄져
  • 관광·문화 등 서비스 산업 활성화, 경제 회복 기여
  • 올해 대외환경 불확실, 춘절 계기 내수 진작 기대감
[이코노미스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춘절(음력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저장성 항저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유명 관광지인 쓰후(西湖·서호) 입구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 흘러나온다. 가까이 가보니 긴 연휴의 끝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는 듯 몰려든 사람들이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화려한 분수 쇼를 감상하고 있었다.

항저우는 최근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신(新) 1선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춘절 연휴와 맞물린 영향인지 항저우 도심의 번화가는 늦은 저녁에도 수많은 인파가 오가고 있었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에서 온 기자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큰 도로와 골목 곳곳을 가득 채웠다.

지난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쓰후(서호) 주변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춘절 연휴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중국인들은 사실상 음력 기준 설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고, 경제 측면에서도 한해의 흐름을 가늠할 시기인 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춘절이 가지는 경제적 의미는 무엇일까.

작년보다 하루 늘어난 연휴, 모두가 ‘여행 모드’

올해 중국 춘절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8일간 지속됐다. 춘절 연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일이었는데 올해부터 음력 설 전날인 섣달그믐부터 쉬기로 결정하면서 휴일이 하루 늘었다.

중국 정부는 춘절 앞뒤로 춘절 특별 수송기간(춘윈)을 결정해 교통 대책 등을 세운다. 이번 춘윈은 1월 14일부터 2월 22일까지 40일간 이어진다. 땅 넓이가 큰 만큼 1주일 내 고향을 다녀가기 어려운 사람들의 수요를 반영해 넉넉한 기간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춘윈 때 전국 지역간 이동이 연인원(중복 포함) 90억명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춘윈은 84억명 가량이 이동했는데 이보다도 많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봤다.

엄청난 규모의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면서 이에 따른 경제 효과는 크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 매체들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관광지와 대도시를 방문할 것을 적극 독려했다. 춘절 기간 단순히 고향 방문을 넘어 국내 여행을 함으로써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노리는 것이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이번 8일간 춘절 연휴 기간 전국적으로 집계된 국내 여행은 5억10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행 총액은 같은 기간 7.0% 증가한 6770억위안(약 13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연휴 기간 여행을 통해서만 한화로 130조원대 지출이 이뤄졌다.

중국 여행 플랫폼인 씨에청(씨트립)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기간 성(省)간 여행 주문은 전체 62%를 차지했다. 하나의 성 안에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중국이 외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확대하면서 해외에서 중국 여행(인바운드)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출입국관리국은 이번 연휴 때 국경 통과는 총 1437만건이 이뤄졌는데 이중 외국인의 입·출국은 95만8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2.9% 늘었다.

여행에 따른 부가가치 파급 효과도 이어진다. 중국 국가세무총국 자료를 보면 춘절 연휴 기간 전국 소비 관련 산업의 하루 평균 판매 수익은 지난해 춘절 연휴 때보다 0.8% 증가했다. 이중 상품과 서비스 소비는 같은기간 각각 9.9%, 12.3% 늘었다.

관광 관련 서비스 판매 수익의 경우 1년새 37.5%나 급증했다. 이중 여가·관광, 공원 서비스, 놀이공원 서비스는 각각 81.9%, 59.5%, 14.1% 늘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중국 베이징 베이징남역 출구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번 춘절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된 후 처음 열린 것으로 사찰 방문, 등불 축제, 종이 깎기, 옻칠 부채 등 전통 활동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 설이나 추석 연휴가 극장가의 대목이듯 중국 또한 춘절 연휴 때 영화 시장이 급성장한다. CCTV에 따르면 이번 연휴 8일 동안 중국 박스오피스는 97억위안(약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춘절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너자(나타)의 바다 악마 소년’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개봉 7일만에 50억위안(약 9932억원)의 박스오피스를 달성하며 최고 흥행 영화로 떠오르기도 했다.

춘절 연휴 적극 홍보하는 정부·관영 매체, 왜?

중국이 춘절 연휴 앞뒤로 여행, 문화 등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적극 홍보하는 이유는 연초 중국 경제의 굳건함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저성장에 직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만 해도 10%를 웃돌았으나 2011년 이후로는 한 번도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5%의 경제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고 막판 4분기 반등에 힘입어 5% 턱걸이 성장했다.

올해는 미국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말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이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보편 관세를 매기며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바로 내수 시장이다. 14억명의 인구가 창출하는 내수 시장은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 진작의 해’로 지목하고 적극적인 소비 진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부터 중국 내 강력한 소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기가 춘절 연휴인 것이다.

중국은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같은 주요 경제 지표를 집계할 때 매년 1월과 2월은 한꺼번에 묶어 발표한다. 1월 소매 판매의 전년동월대비 얼마나 증가했다가 아니라 1~2월 소매판매를 전년 1~2월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는 음력 기준인 춘절 연휴가 1월 또는 2월에 포함되는 때가 달라 통계 착시 효과를 최소화하는 조치다. 그만큼 춘절 연휴가 연초 중국 경제에 차지하는 영향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춘절 연휴가 포함된 1~2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다. 이후 3월부터 12월까지와 비교하면 연중 최고 증가폭이다.



연초 중국의 경제 지표를 최대한 높여야 연중 경제 회복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한 경제 전문가는 “국내총생산(GDP)을 봐도 그렇고 중국은 전월대비 경제 지표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전월의 기저효과를 높여놔야 이후에도 그만한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말과 연초 경제 지표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국의 1~2월 경제 지표가 나오기까지는 한달 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지금 중국 경제를 섣불리 예측하긴 불가능하지만 대다수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올해 경제 향방을 미약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는 시기는 연초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3월이 될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연초 경제 흐름을 지켜본 후 3월 열리는 연중 최대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주요 경제 정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춘절 경제 효과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이유다. 연휴가 끝났지만, 아직 중국의 춘절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철 기자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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