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곽종근 통해 국회서 생생하게 증언된 '그날밤'
- 내란국조특위 활동 종료…일부 성과에도 한계 '명확'
- '尹과 직접 통화' 홍·곽, 양심고백…與 반발에도 '굳건'
- 尹·김용현 등 핵심인물 불출석…제도적 대응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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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왼쪽)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했던 바 있는 이들은 양심고백 후 여당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2.3 비상계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주요 증인들의 핵심 증언을 이끌어내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과 주요 가담 인사들의 증언 거부로 인해 국정조사의 한계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윤 대통령을 비롯한 10여명을 고발하며 60일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다섯 차례의 청문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당연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었다.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된 적이 한 번도 없던 홍 전 차장은 1월 22일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등에 대한 체포 지시를 소상히 증언해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해 12월 3일 밤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며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이번엔 일단 방첩사를 적극 지원해라. 방첩사에 자금이면 자금, 인원이면 인원을 무조건 지원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증언이었다.
홍 전 차장은 이후 육군사관학교 후배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의 통화를 통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포함된 체포명단과 함께, 이들에 대한 위치추적을 요청받았다. 그리고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이들을 방첩사 내 구금시설에서 조사할 예정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707특수임무단 중대장을 역임하고 국정원으로 이동해 블랙요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을 좋아했고,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 당시 받은 충격을 털어놓기도 했다.
707단장 “野, 곽종근 회유”→다른 지휘관 “곽종근, 대통령 지시 전달” 일축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계엄군을 직접 투입시켰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역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받은 지시를 소상히 털어놨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인 곽 전 사령관은 불출석이나 증언 거부로 일관했던 다른 계엄 참여 사령관들과 달리 양심고백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소상히 증언했다.
계엄 1주일 후인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폭로했던 곽 전 사령관은 국조특위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일관되게 진술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위해 집결 중이던 12월 4일 0시 30~40분 사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안으로 가서 의사당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한 두 사람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증언 신빙성을 물고 늘어졌다. 여당은 홍 전 차장 증언의 신빙성을 깨기 위해 국정원의 CCTV 영상까지 확보해 증언 당시 밝힌 ‘메모 작성 시간과 장소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지엽적 부분이라 신빙성 자체게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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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곽 전 사령관의 증언에 대해선 야당의 회유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엔 곽 전 사령관의 직속 부하로서 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김현태 707특임단장(대령)의 증언이 결정적이었다.김 단장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박범계 민주당 의원들의 얘기를 듣고서야 ‘국회의원’, ‘끄집어내라’ 등의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본관 정문 앞과 본관 내부에서 시민들과 야당 관계자들의 저항에 대해 “마치 저희를 이용해 폭동을 일으키려는 느낌을 받았다”는 황당 주장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前계엄사령관 “尹, 국회 의결 2시간 지나 해제 지시”
하지만 김 단장의 주장은 곽 전 사령관은 물론, 계엄 당시 현장에 출동했거나 작전 지휘에 참여했던 특전사 지휘관과 참모들에 의해 일축됐다. 곽 전 사령관은 옥중입장문을 통해 “제가 민주당에 이용당하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사실에 기초해 제 의사대로 판단하고 증언했다”며 “김 단장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계엄 당시 국회에 예하 부대를 이끌고 출동했던 이상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도 청문회에 출석해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대통령 지시를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밖에도 당시 현장과 특전사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특전사령관 참모들도 ‘대통령 지시’ 관련된 진술을 쏟아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후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지시가 2시간이나 지나서 나왔다는 당시 계엄사령관의 진술도 확인됐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4일 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철수 지시를 받은 것은 (국회 의결 2시간쯤 후인) 4일 오전 2시 50분에서 3시 사이”라고 밝히며, ‘즉시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을 부인했다.
이 같은 진실 규명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는 이번에도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윤 대통령, 김용현 전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대부분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출석한 증인 중에서도 핵심 인물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은 자신의 수사나 형사재판을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
국조특위는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을 비롯해 7명을 불출석을 이유로, 조태용 국정원장,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김현태 707특임단장은 위증 혐의로 고발을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인 안규백 내란국조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마지막 회의에서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에 대해 동행명령장 수차례 발부에도 불구하고 강제구인권한이 없어 끝내 국민 앞에 세우지 못한 점은 아쉽다. 허위 증언에 대해 위증죄 고발에 대해 다른 방안이 없어 제도적 한계를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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