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예산집행…돈은 어디에?
- 감사원 지적에 ‘반짝집계’하다 중단
- 신속집행액-실집행액 차이에 체감↓
- 실집행 하반기로 밀려 ‘묶인 돈’ 돼
- “중장기적으로 집계시스템 만들 것”
앞서 감사원은 신속 집행실적이 현장에서의 체감도와 다르다는 논란이 나오자 2020년 2월 재정 조기집행 전반을 점검하고, 실 집행실적을 추가로 관리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기재부는 중앙재정 분야에서 보조금과 출연금 성격의 9개 세목에 한정해 실 집행실적을 별도로 관리했지만, ‘반짝 집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역대 최대 신속집행…현실은 묶인 돈?20일 관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상반기 신속집행 목표를 역대 최대인 398조 4000억원(중앙재정의 67%)으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실제 집행률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가 신속집행 사업의 집행액은 실제 지자체나 기관 등에서 집행한 액수가 아닌 교부된 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속집행 예산대비 국민이 체감하는 내수진작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지난 13일 재정집행 점검회의에서 “회계연도 개시 첫날(1월2일) 역대 최대 규모의 민생사업을 집행(3300억원)하는 등 1월 한 달 동안 45조원을 집행했다”며 “일 평균 집행액(2조 5000억원)도 작년(2조 1000억원)보다 대폭 증가하는 등 원활한 집행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실집행률을 공식적으로 집계하거나 공개하지 않아 신속집행 예산이 적기에 민생 현장에 쓰였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특히 신속집행 대상 비목(세부항목)에는 부처가 해당 예산을 직접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민간, 공공기관 등에 교부한 후 해당 기관이 이를 집행하는 보조금, 출연금 등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교부성 예산은 부처가 1차적으로 교부한 이후 실제 사업과 관련해 예산이 집행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교부에서 실 집행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한다. 정부의 의지대로 예산을 1분기에 끌어와 나눠줘도 실 집행은 하반기 이후까지도 밀려 ‘묶인 돈’이 될 가능성도 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2023 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자료를 보면 신속집행 대상 중 내수 진작을 위해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국가철도공단에 출연해 수행하는 철도건설 사업 중 12개 사업은 실집행 실적이 아예 없었다. 보조사업의 경우에도 ‘광주도시철도2호선건설’ 사업 등을 포함해 실집행액이 ‘0원’인 사업이 8개에 달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신속집행률이 낮은 지자체의 특징은 상반기에 집행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업이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반기에 지출할 수 없는 큰 규모의 건설 등 사업이 발생한 경우 신속집행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오히려 경제적 실질과 현금흐름이 괴리되면서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실집행실적 주기적 점검·관리해야
상황이 이렇자 재정의 신속집행을 통해 교부된 예산의 실집행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현재 기재부는 민간 대상 보조금의 실집행 실적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을 통해 집계·확인하고 있지만 지자체 대상 보조금의 실집행 실적은 관련 시스템 간 정합성 문제로 정확하게 집계·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반기에 보조금 및 출연금 대부분을 교부하더라도 교부된 예산 중 실집행으로 이어진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교부성 예산의 실제 집행기관인 공공기관 예산담당자 등이 실집행 집계 대상 중 상당 부분을 수기로 집계하고 있어 실시간으로 정확한 실집행 실적을 집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는 집행점검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지자체 등에 독려하는 것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실집행률을 자동 집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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