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통제의 그늘` 수익성 악화·저조한 R&D투자·짠물배당

입력시간 | 2025.02.06 오전 6:02:40
수정시간 | 2025.02.06 오전 6:02:40
  • [갈길 먼 K푸드]②
  • 포화시장내 MS늘리기 출혈경쟁→판관비 높여 수익성 제고 어려워
  • 식품 비용서 원재료 66%...육가공·유지·제분 70%대
  • R&D 특히 '소재개발'↓...매출액대비R&D 1%대도 6곳 그쳐
  •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 초과 하이트진로·KT&G·대상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MB(이명박 정부)때는 시기를 조정하더라도 가격은 올리게 했다. 그런데 시장경제를 표방한 현 정부는 가격 자체를 못 올리게 한다.”

국내 식품산업의 낮은 수익성 얘기를 꺼내자 식품업계 역사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통제’ 얘기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시장에 맡겨야 할 가격 변수에 개입해 원자재 비용 등 원가 부담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실제 국내 식품산업의 가격 통제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해 4월 국내 초콜릿 제조업체 1위 롯데웰푸드(280360)(옛 롯데제과)는 다음달인 5월부터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려다가 시행시기를 미뤘다. 국제 코코아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상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2023년 말부터 총선을 앞두고 업계 간담회 등을 열어 ‘가격 인상률 등을 상시 모니터링 하겠다’며 사실상 엄포를 놨다. 식품은 의식주 중 하나로 필수재인 데다 가격 급등시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가격 개입의 효과는 단기적이고 부작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가격에 개입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는 데다 개입할 때도 명확한 법령에 근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적으로 정부의 물가 통제는 오히려 가격 급등 등 시장왜곡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애초 계획보다 한 달이 지나긴 했지만 지난해 6월에 결국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농식품부 장차관이 본사와 공장을 세 차례나 찾아 가격 안정을 당부했던 오리온(271560) 역시 가격 인상을 자제하다 지난해 말 결국 초콜릿 함유 제품 13종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정부의 가격통제뿐 아니라 국내 인구구조 측면에서도 식품업계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식품시장은 2019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해 내수기준으로 이미 포화 상태다. 식품의 특성상 인당 급격한 수요증가도 기대하기 힘들다.

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랩 교수는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으로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 경쟁을 하면 판관비 상승에 따른 마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여기에 밀, 옥수수, 대두 등 주요 식품 재료는 전량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도 취약하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식품제조업의 평균 비용구조는 원재료비가 66%, 인건비 13%, 전력비·운반비 등 기타 경비가 20% 수준이다. 원재료비가 총제조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중후반으로 매우 높아 비용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육가공품(80.2%), 식용유지(73.6%), 제분(71.3%), 제당(69.5%) 업종은 원재료 비중이 70%를 상회할 정도로 높다. 국내의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곡물 자급률은 19.5%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처럼 낮은 수익성에서는 미래를 담보할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2023년 기준 국내 상장 식품기업 중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상위 기업은 CJ제일제당(097950)(1.31%)과 KT&G(033780)(1.2%), 삼양사(145990)(1.05%), 롯데칠성(005300)(1.01%), 대상(001680)(1%)·풀무원(017810)(1%) 등으로 모두 1%대에 그쳤다. 이마저도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지만, 국내 R&D 투자액 상위 1000개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중 평균인 4.4%의 4분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식품회사는 네크워크나 유통망을 통해 완제품뿐만 아니라 독특한 소재를 공급해 글로벌 위상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는 식품산업의 소재 개발에서 도전적인 R&D 투자에 전혀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수익성은 식품업계의 ‘짠물 배당’으로도 이어진다. 배당은 기본적으로 벌어들인 돈(당기순이익)에서 미래 투자금 등을 제외하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으면 늘리기 쉽지 않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2023년 말 결산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배당금/순익)은 39.9%다. 100원을 벌어 약 40원을 주주에게 지급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평균을 넘어서는 식품기업은 18개 상장사 중 하이트진로(000080)(186.84%)와 KT&G(65.4%), 대상(42%) 단 3곳에 그쳤다. 가장 배당성향이 낮은 곳은 적자를 본 남양유업을 제외하곤 CJ프레시웨이(051500)(8.9%)로 영업이익률이 2023년 기준 3.2%에 불과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약화가 낮은 주주환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노희준 기자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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