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를 누르면 달려오는 일상 속 숨은 영웅들. 화재 진압과 재난·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소방관은 그 역할에 따라 화재진압대원, 구조대원, 구급대원으로 나뉜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 활약상을 ‘소방인(人)’을 통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밤낮없이 어디든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속하게 날아가겠습니다.”

최종섭 부산소방본부 119항공대 운항실장이 헬기 안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최종섭(59·사진) 부산소방본부 119항공대 운항실장(소방경)은 27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최 실장은 1992년부터 34년간 헬기 조종간을 잡아온 최 실장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그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소방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육군항공조종사로 근무해오다 2010년 5월부터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이다. 그는 “많은 직업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 실장은 119소방헬기의 장점으로 △신속성 △접근성 △광범위한 항공수색·정찰에 유리 △다양한 임무수행 가능을 꼽았다.

먼저 헬기 속도는 130낫트(=240㎞/h)로 비행 시 부산 119항공대를 출발 기준으로 서울 잠실패드까지 350㎞를 날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시간 27분이다. 울릉도 헬기장까지는 1시간 17분(310㎞), 제주도 제주대병원까지는 1시간 19분(316㎞)이 각각 소요된다. 해상의 쾌속선은 물론 출발 및 도착 절차가 복잡한 국내 여객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시간이다.

소방헬기는 접근성도 용이하다. 비행장, 헬기장, 운동장은 당연히 접근성이나 이착륙도 가능하며, 산악 고지, 절벽, 건물 옥상, 강과 바다의 수상에 접근해서 제자리 비행으로 요구자를 헬기에 탑승시키는 등 대부분의 모든 장소에 손쉽게 접근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광범위한 항공수색 및 정찰에 유리하다. 산악에서 도보로 수색하거나나 해상에서 구조 선박이 수색하는 것보다 소방헬기는 몇 배나 빠른 속도로 높은 고도에서 보다 넓은 면적을 한 눈에 수색 및 정찰하는데 매우 유리하다.

아울러 다양한 임무수행도 가능하다. 소방헬기는 호이스트(항공용 인양장치)를 이용한 인명구조, 응급환자 이송, 화재진압, 인원 및 장비 수송 등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방헬기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유지관리 비용, 기계적 특성에 의한 문제(하강풍, 소음, 진동), 악기상으로 인한 임무수행 제한 등 단점도 있다.

현재 전국에 보급된 소방헬기는 총 32대다. 중앙119구조본부에 8대가 있고, 광역 자치단체(시·도)에 있는 소방본부에도 1~3대가 있다. 최 실장은 소방헬기의 효용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 이송을 위한 이착륙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연말 정년퇴직을 앞둔 최 실장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그는 “근무하는 날 동안 헬기를 안전하게 운행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섭 부산소방본부 119항공대 운항실장. (사진=소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