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일본의 한 ‘픽업 아티스트’(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 관계자가 자신들의 단체 소속 수십명이 한국 여행 중 한국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일본의 픽업 아티스트 단체 ‘스타난 일가’의 부대표 A씨는 지난달 17일 SNS 계정에 “‘스타난 일가가 여성 공략을 위해 ’한국 원정‘을 떠난다. 이번 참가자는 무려 38명”이라고 말했다.

사진=SNS

이어 다른 SNS에서 “(한국으로 가기 전) 촬영 세미나를 했다”며 강습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촬영 세미나‘란 SNS에 올릴 용도의 사진 촬영 강습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남성들에게 회비를 받고 여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강사를 초청해 이성과 대화하는 법, 외모 개선 방법, SNS용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단체 홍보에 따르면 250명 넘는 사람이 강습생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단체원들이 한국에 도착한 뒤 “한국 여성 공략에 성공했다”며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과 녹음을 올리기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체 소속원 B씨는 지난달 22일 SNS에 여성의 얼굴 사진을 올리며 “상대의 영어가 서툴러 대화가 원활하진 않았지만 결국 승리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다음날에는 “어제 성관계 소리를 녹음했다”며 녹음 파일과 여성의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단체원 C씨 역시 “한국 여자를 만나자마자 관계를 맺었다”고 자랑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들이 이른바 ’한국 원정‘을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부대표는 지난해 말에도 “한국 원정에서 한국의 그라비아(일본의 성인잡지) 아이돌과 만난 당일 성관계를 했다”며 침대에 누워 속옷만 입고 있는 여성의 사진을 올렸다.

앞서 이 단체의 대표는 SNS에 “12월 8~10일 가벼운 한국 원정을 떠난다. 이번이 세 번째”라며 사람을 모아 그간 여러 차례 한국에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에서도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사건을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여성들의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며 게시글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한국 누리꾼도 한국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보하거나 일본에서 사건 접수가 가능한 곳의 목록을 공유하며 피해자 신고를 돕고 있다. 다만 현재는 해당 게시글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난 일가‘ 대표는 지난 3일 SNS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일부 회원들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 등 윤리의식이 결여된 게시글을 올려 한국인의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대표로서 관리가 미흡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문제의 게시물은 모두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한국 원정은 결코 난파를 위한 게 아니었다. 일반 관광이 목적이었다”면서 “범죄가 될 수 있는 행위는 절대 지지하지 않고, 회원들에게 관련 법 강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