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라면? 비건 라면?…석탄일에 직접 끓여보니[먹어보고서]

입력시간 | 2025.05.05 오전 9:00:00
수정시간 | 2025.05.05 오전 10:21:24
  • 오훈채·동물성 재료 뺀 100% 식물성 라면
  • 청정면, 해물 베이스 된장 국물로 깔끔한 맛
  • 감자전분 면발에 버섯·미역 등 건더기 푸짐
  • 채식 넘어 맛까지…K라면의 새로운 가능성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 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불교에서 엄금하는 오훈채를 넣지 않아 ‘스님 라면’이라고 알려진 청정면의 모습 (사진=한전진)

기름진 풍미가 없이도 묘하게 입맛을 당긴다. 미역과 버섯 건더기 향이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해물 베이스 된장 국물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입안에 퍼진다. 감자 전분이 섞인 면은 탱글탱글해서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오훈채(파, 마늘, 부추, 달래, 무릇)가 없어도 일반 라면의 맛을 구현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오훈채는 스님들이 먹지 않는 자극성을 가진 다섯 가지 채소를 말한다.

‘스님이 먹는 라면’이라는 별명의 제품이 있다. 공식 이름은 ‘청정면’.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은 100% 식물성 비건 라면이다. 무색무취 제품 같지만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조용한 입소문이 나고 있다. 농심(004370), 오뚜기(007310), 삼양 등 대기업 제품도 아니다. 새롬식품이라는 곳이 만들었다.

모처럼 석가탄신일을 맞아 직접 제품을 구매해 봤다. 비건숍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당 1600원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일반 라면 치고 다소 비싸다. 그럼에도 저마다 구매 후기가 상당했다. 제품을 받으면 초록색 포장지부터 비건 제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제품 뒷면에는 ’삼염(하늘, 땅, 물에 사는 동물)과 오훈채를 넣지 않아 스님 또는 명상수행인에게 좋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오훈채는 스님들이 먹지 않는 자극성을 가진 다섯 가지 채소를 말한다. (사진=한전진)

제품 구성과 조리법은 일반 라면과 큰 차이가 없다. 스프는 분말 형태로 밝은 빛이 감돈다. 채식분말베이스가 원료로 들었다. 아마도 장류 등을 통해 맛을 낸 것 같았다. 건더기는 상당히 많다. 건 버섯과·미역·당근이 일반 라면의 두 배 정도다. 물 550㎖를 사용하고 4~5분간 끓이면 완성이다.

완성된 라면은 비주얼부터 차분했다. 국물은 탁하거나 기름지지 않고 된장국과 유사한 빛깔을 띈다. 국물 맛은 너구리와 안성탕면과 유사하다. 건 미역과 버섯 맛이 중심이다. 면발은 감자전분이 들어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있다. 입에 착착 감기고 탱탱한 느낌도 강하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맛이다. 마늘과 파 등을 넣지 않은 대신에 MSG 맛이 강할 줄 알았지만 딱히 그런 느낌은 없었다.

기존의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아예 맹숭맹숭한 맛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맵기 역시 안성탕면과 유사하다. 나름 감칠맛도 센 편이다. 스님 라면의 취지에는 반(?)하지만 파나 마늘을 넣은 김치나 깍두기 등 반찬과 곁들이면 조화가 괜찮다.

건버섯과 미역이 일반 라면 대비 두 배 이상 많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만 비건 라면이라고 해도 영양 성분은 일반 라면과 큰 차이가 없다. 성분표를 보면 포화지방이 9g(1일 기준치 60%)으로 나타난다. 나트륨 함량도 1840mg(1일 기준치 92%)이다. 엄밀히 말해 건강식을 표방하기보다는 ‘비건도 즐길 수 있는 라면’에 더 가깝다. 사실 이는 종교 등 신념의 이유가 크다. 실제로 농심은 이슬람권 등 해외 수출 상품으로 채식 라면 순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신념을 넘어 비건 라면 맛 자체의 차별성은 분명하다. 일반 라면과 다른 특유의 풍미와 식감은 경쟁력이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라면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은 먹어볼 만한 제품이다. 국산 라면의 다양성(?)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채식이 더 이상 소수의 선택이 아닌 시대. 스님 라면은 라면으로도 취향과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 식단 대체를 넘어 누군가에겐 철학이고 또 누군가에겐 새로운 경험이다. 비건 라면도 ‘맛있다’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은 작은 전환점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감자 전분이 섞인 면은 탱글탱글해서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잔=한전진 기자)

한전진 기자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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