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왜 여기서?”…전국 최남단 ‘서귀포점’ 가보니[르포]

입력시간 | 2025.04.28 오전 6:00:00
수정시간 | 2025.04.28 오전 6:00:00
  • 유니클로 제주 서귀포점 도남점 동시 개점
  • 도내 3개 매장 체제…관광객·지역민 모두 겨냥
  • 린넨·에어리즘 등 지역 맞춤형 상품 전면 배치
  • 로컬 브랜드 협업·상생 활동으로 차별화 전략
[제주=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노란 하귤이 익어가는 가로수, 구멍이 송송 난 현무암 돌담. 제주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도로를 지나자 현대적 감성의 건물이 눈에 번뜩인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우뚝 선 5.8m 높이의 유니클로 로고 큐브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미술관 외관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지난 25일 문을 연 유니클로 서귀포점이다.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지난 25일 문을 연 유니클로 서귀포점의 모습. 전국 유니클로 가운데 가장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유니클로 서귀포점은 국내 유니클로 매장 중 가장 최남단이자 제주 서귀포의 첫 매장이다. 총 684㎡(207평) 규모로 국내 최초 유니클로 ‘프로토타입 매장’이라는 타이틀도 지니고 있다. 이는 로고 큐브·통유리창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한 유니클로 교외 특화 매장이다. 바닥과 돌담은 제주산 현무암을 활용해 만들었다. 서귀포점 출점을 이끈 노현종 유니클로 경영관리본부장은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담아 지역민, 관광객 모두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귀포점은 단순 매장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니클로 ‘지역 밀착형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혀서다. 제주도 인구 약 70만명 중 18만명이 거주하는 서귀포는 제주 제2의 도시지만 쇼핑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시민들은 의류 쇼핑을 위해 제주시까지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오갔다. 유니클로는 이 수요를 만족하게 하는 동시에 지역에 녹아드는 매장을 만들고자 했다. 유니클로는 국내 지방에 여러 매장을 내왔지만 이처럼 상품·인테리어 등 지역색에 공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현종 유니클로 경영관리본부 본부장이 서귀포점에서 매장 내 ‘라이프 인 제주’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매장에 발을 들이면 이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입구에는 농부, 석공, 마필관리사, 해양과학자 등 제주 주민의 일상이 담긴 ‘라이프 인 제주’ 책자 스토리보드가 전시되어 있다. 오직 서귀포점에서만 살 수 있는 지역 연계 상품도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 로컬 브랜드와 협업한 UTme!(유티미) 티셔츠다. 제주 로컬 수제 푸딩 브랜드 ‘우무(UMU)’, 제주 시트러스 전문 브랜드 ‘귤메달’, 제주 오름 경관으로 유명한 ‘동화마을’, 제주 향토 브랜드 ‘한라산 소주’ 등과 함께 디자인한 티셔츠 8총이 있다.

매장 구성도 서귀포 맞춤이다. 덥고 습한 날씨에 적합한 린넨 셔츠, 에어리즘, 자외선 차단 UV 프로텍션 파카 등 기능성 제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관광객 수요도 정조준했다. 여행객이 급히 찾는 이너웨어, 양말, 선글라스 같은 소품들이 다양했다. 최근 서귀포는 백약이오름, 외돌개, 천지연폭포 등 명소 효과로 국내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귀포점 직원이자 인근 동흥동 주민인 전혜인(30·여)씨는 “서귀포 2030세대는 물론 관광객의 쇼핑 편의도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귀포점 매장 직원이 제주 로컬 브랜드와 협업한 UTme!(유티미) 티셔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유니클로는 서귀포점 개점과 동시에 북쪽 제주시에도 도남점을 냈다. 서귀포점과 같은 프로토타입 교외 매장이다. 평수와 제품 구색도 같다. 기존 제주 이도점(제주시)까지 합하면 제주도 내 매장은 총 3곳이다. 이를 통해 제주 전역에서 브랜드 접근성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제주처럼 관광객 유입이 꾸준하고 지역 특색이 뚜렷한 곳은 지역 밀착 전략을 시험해볼 최적의 무대다. 노 본부장은 “매장에서 제주 지역에 대한 유니클로의 진심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했다.

상생 활동에도 힘을 주고 있다. 유니클로는 제주 서귀포점과 도남점 개점에 앞서 제주대학교 환경동아리 리얼스(RE:EARTH)와 ‘제주 한 바퀴, 깨끗한 바다 만들기’ 캠페인을 출범했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주요 해변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서귀포점과 도남점에는 총 60여명의 제주 출신 직원이 근무 중이다.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대다수가 2030 청년이다.

유니클로의 다양한 일상복 라인업을 만나볼 수 있는 제주 도남점과 서귀포점 (사진=한전진 기자)

이번 제주 출점은 유니클로의 최근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매장 수가 감소했다. 2019년 190개에서 2022년 120개까지 줄었다. 이후 고물가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주목받으면서 최근 다시 133개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도 6년 만에 1조원을 탈환했다. 다만 과거 확장과 달리 효율성과 지역 밀착·거점 매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의 장기적 브랜드 신뢰 구축과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유니클로는 다음달 1일 대구 동성로점 개점도 앞두고 있다. 이 역시 지역 밀착 매장 확대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대구를 주제로 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은 전체 면적 2616㎡(791평) 지상 3층 규모로 비수도권 최대 규모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새로운 매장들을 통해 지역의 매력과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가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역 특색을 살린 공간으로 더 많은 고객과 일상 속에서 가까이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서귀포점에서 보이는 한라산 (사진=유니클로)

한전진 기자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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