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 친환경차는 그 무엇보다 저렴한 유지비가 매력적입니다. 또 카탈루냐 지역의 좁은 골목길을 비롯해 여러 지역을 오가는 데 콤팩트한 기아 차량이 최적입니다.”

스페인 인테그랄에 위치한 기아 딜러점을 방문한 고객과 직원이 차량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차로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기아 인테그랄 딜러점. 기아 스포티지와 리오, 니로 등을 보유한 가족 권유로 차를 바꾸러 왔다는 후안(75) 씨가 기아 차량을 선택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선택한 차는 기아 스토닉 하이브리드다. 기아는 스페인에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등 친환경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있다. 스토닉, 니로, 씨드, 스포티지 등 유럽 현지 수요를 공략한 중소형 해치백·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과 현지 시장에 막 출격한 EV3 등이 현장에 전시된 가운데 대부분 차량이 하이브리드 또는 PHEV 옵션을 갖고 있었다.

스페인 친환경차 시장은 점진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스페인 전기차 판매량은 5만 8859대로 전년 대비 7.4% 커졌다. 이 중 4.8%(2815대)가 기아 전기차였다. 올해 1월에는 비중이 더욱 커져, 기아는 현지 전기차 점유율 9.5%(493대)를 기록했다. BYD(801대, 15.5%)에 이어 2위다.

아구스티 가르시아 살라 기아 인테그랄 딜러점 사장이 스페인 완성차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아)

아구스티 가르시아 살라 기아 인테그랄 딜러점 사장은 “(친환경차 비중이) 기아가 다른 브랜드보다 높은 편”이라며 “올해는 EV3 때문에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전기차는 친환경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지비 등이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합리적 소비자라는 인식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기아는 먼저 국민적 테니스 영웅 라파엘 나달의 차로 이름을 알렸다. 신차 보증기간을 7년으로 늘린 것과 나달과 기아의 오랜 동행이 맞물려 의리 있고 오래 탈 수 있는 차라는 인식을 심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유지비가 낮고 친환경적인 차라는 이미지가 더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라인업을 발 빠르게 확대한 덕이다.

‘성장 유망’ 스페인 전기차 시장, 상품성으로 공략

스페인 인테그랄에 위치한 기아 딜러점을 방문한 고객과 직원이 차량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B 세그먼트(소형) 수요가 높은 유럽을 공략할 소형 전기 SUV EV2는 내년 출시한다. 가격대도 3만유로(약 4500만원) 수준으로 기존 전기차 대비 낮다. 하이브리드 등에 상대적으로 쏠려 있는 친환경 수요를 전기차로 돌리는 셈이다. 산티아고 산츠 기아 인테그랄 대표는 “EV2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기본적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 크기가 EV2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시 중단됐던 전기차 보조금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현지 업계는 이르면 내달부터 6000유로(약 920만원) 규모의 구매 보조금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스페인 정부가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 ‘MOVES III’ 연장안을 부결했지만, 전기차 수요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스페인 인테그랄에 위치한 기아 딜러점을 방문한 고객들과 직원이 차량 구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살라 사장은 “전기차 보조금 중단 상황임에도 기아 EV3의 우수한 상품성과 신차 효과로 스페인에서의 기아 전기차 입지는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전기차 판매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