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처럼 숨진 3살 여아, 친모가 언니였다 [그해 오늘]
- 구미 3살 여아 사망사건, 한달 뒤 반전
- 친모와 '친자관계' 미성립...외할머니와 친자관계 성립
- 숨진 아이 외 '사라진 아이'는 어디에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친모 B씨가 2021년 6월 17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3차 공판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친모의 아동학대 사건인 줄 알았던 이 사건은 한 달 만에 충격적인 반전이 드러났다. 숨진 아이와 A씨가 ‘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던 것이다. 숨진 아이의 친모는 외할머니였던 B씨였다. 경찰은 아이와 자신의 친자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B씨에 유전자 검사를 4번이나 했고, 그 때마다 친자관계가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경찰은 B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B씨가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을 기점으로 ‘셀프출산’, ‘출산준비’ 등을 검색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 B씨의 딸이 산부인과에서 손녀를 출산하자, 자신의 딸과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숨진 B씨의 딸 외에 사라진 A씨의 딸의 행방이 묘연했다. 경찰은 수사대 7개 팀을 동원해 인근 지역의 모든 산부인과 진료 기록을 뒤지고, 여성 상담소 수백여곳을 샅샅이 살펴봤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 사건은 또다른 피해자인 A씨의 딸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자신의 여동생을 방치해 숨지게 한 A씨는 1심 재판에서 “피고인은 보호하고 있던 피해자를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양육 등을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했고 결국에는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게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B씨의 경우 미성년자 약취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B씨는 숨진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1심 판결에서는 B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인 것과 그가 몰래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수사기관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8년을 선고했고, 2심에서도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는 이같은 원심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당시 숨진 아이가 B씨의 아이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B씨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신의 딸과 손녀를 바꿔치기 했는지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2023년 2월 2일 파기환송심에서는 “시신을 숨기려 한 점은 인정되지만, 아이를 바꿔치기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피고인과 피해 여아의 친자관계가 성립됐다고 봤지만, 이 감정 결과가 피해 여아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로 인정될 수는 없다”며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고 전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최후 변론에서 B씨는 “손녀를 지켜주지 못한 무거운 마음을 사죄하기 위해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겠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지만 손녀딸에게 과자를 사주기 위해 열심히 일한 평범한 할머니였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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