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도 부족한데 이걸?' 팔도, 비빔면 중량 20% '확' 줄인 사연 [먹어보고서]
- 팔도, 중량 20% 줄인 '소식좌 한입 비빔면' 출시
- '야식용' 등 소비자 선택권 강화…가격도 200원 저렴
- 팔도, 제품 사이즈 변주로 고객 차별화 경험에 집중

(좌) 소식좌 비빔면 (우) 정사이즈 비빔면 (사진=한전진 기자)
눈을 의심했다. 한 개도 부족한 비빔면인데 더 작아진 비빔면이라니. 공허함이 이전보다 더 크다. 어쩔 수 없이 한 봉지를 더 뜯는다. 작지만 두 개를 먹은 포만감은 일반 비빔면 한 개를 먹었을 때보다 더 만족스럽다. 역시 난 소식좌는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팔도는 왜 이런 한입 비빔면을 만들었을까. 어쩌면 이것이 노림수였을까라는 생각(?)에 잠긴다.팔도가 최근 이른바 ‘소식좌 한입 비빔면’을 출시했다. 말 그대로 기존 중량의 제품보다 중량과 칼로리를 20% 줄인 제품이다. 소식좌 비빔면은(104g·420㎉), 팔도 비빔면은(130g·530㎉)이다. 물론 가격 차이도 난다. 소식좌 비빔면은 900원, 팔도 비빔면은 1100원이다.
팔도는 여름을 맞아 건강과 몸매 관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위해 제품을 출시했다고 했다. 즐겁게 건강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고려했다는 것. 가격 등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것도 이유로 든다. 팔도 관계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비빔면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며 “비건 인증을 받은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어렵게 수소문해 직접 소식좌 비빔면을 구했다. 육안으로 봐도 작아진 것이 확 티가 난다. 성인 남성 손안에 다 들어오는 크기다. 기존 팔도 비빔면과 비교하니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제품 앞면 비건 인증과 ‘가볍지만 비빔면의 근본’이라는 문구도 적혔다. 뒷면엔 ‘소식’, ‘야식’을 강조하는 마크도 있다. 중량은 줄었지만 조리법엔 차이가 없다.

(사진=한전진 기자)
맛 역시 차이가 없다. 비건 제품이라고 해서 성분 차이가 날 줄 알았지만 스프와 면 모두 기존 팔도 비빔면과 똑같다. 큰 차이는 역시 포만감이다. 물론 보통의 대식좌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소식좌 비빔면을 ‘0.7 인분’으로 추가해 악용(?) 하는 것도 가능하다. 평소 ‘한 개는 부족하고 두 개는 많다’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이처럼 다양한 활용도가 최대 강점이다. 혼자 치킨, 삼겹살을 먹는데 비빔면도 먹고 싶을 때. 비빔면을 이용해 샐러드 등 다른 요리를 만들 때. 정말 소식(小食)이 필요할 때. 여러 상황에서 유용해 보였다. 중량이 줄고 가격이 내려간 만큼 제품의 유연성도 높아진 셈이다.
이처럼 팔도는 중량 다변화를 통해 차별적인 소비자 경험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팔도 과거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20% UP’(156g) 제품을 한정 판매했다. 지난 4월에는 편의점 GS25와 협업해 캠핑 수요를 겨냥한 8인분 용기면 ‘틈새비김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색적인 크기 변화에 소비자의 이목이 쏠리며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만 개가 팔렸다.
익숙함이 주는 새로움이 바로 노림수다. 팔도 비빔면은 올해 출시 40주년이다. 이런 긴 역사가 팔도 비빔면의 강점이자 단점이다. 전 국민이 아는 브랜드지만 더 이상 신선함을 주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강하게 마케팅을 하기에는 팔도라는 브랜드가 가진 무게감이 크다. 정체성을 지키면서 강한 인상을 줄 방법이 필요하다. 팔도의 사이즈 변주에는 이런 고민도 깔려 있는 셈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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