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 피해?” 세 모녀 살해한 뒤…밥 먹고 술 마셨다 [그해 오늘]
- 노원서 일어난 ‘세 모녀 살인사건’
- 게임서 만난 24세 김태현이 범인
- 자신 만나주지 않자 앙심 품어
- 세 모녀 살해 뒤 밥도 먹고 술도 마셔
- 재판에선 “우발적” 주장했지만
- 사형 아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2021년 4월 9일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 (사진=뉴시스)
경찰이 확보한 메신저 대화 기록에 따르면 큰딸 A씨는 지난 1월 말부터 지인들에게 “집 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 1층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 “나중에 (김태현에) 소리 질렀다. 나한테 대체 왜 그러냐고”라며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스토킹을 당하던 큰딸은 결국 김태현의 손에 쓰러졌다. 큰딸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도 김태현의 손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 게임서 만난 男, 단톡에 올린 사진서 본 주소로 스토킹
서울 강남구에 살던 김 씨와 노원구에서 살던 A씨가 알게 된 것은 한 게임을 통해서였다. 이들은 2020년 11월부터 카카오톡과 보이스톡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이듬해 1월 초에는 PC방에서 처음으로 만나 게임을 했다. 이후 두 차례 더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세 번째 만남에서 게임을 함께 한 지인 2명을 포함해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당시 김 씨가 다른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등 말다툼을 하면서 자리가 끝났고 이 일을 계기로 A씨와 저녁식사에 참석한 이들은 김 씨를 모두 차단했다.
그때부터 김 씨의 집착이 시작됐다. 평소 김 씨가 힘들다고 푸념할 때면 A씨는 따뜻하게 위로해 줬다고 한다. A씨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모두에게 밝고 친절한 성격이었다. 김 씨가 A씨를 실제로 만난 건 세 번뿐이었지만 어느새 그에 대한 감정은 집착으로 변했다.
김 씨는 A씨가 단체 대화방에 올린 사진에서 발견한 택배 상자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 A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집 앞에서 8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등 행동을 반복했고 A씨는 그때마다 지인들에 “집에 갈 때마다 김 씨를 피해 돌아서 간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심지어 김 씨는 지인들에게 A씨와의 관계를 연인 간의 다툼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김 씨는 A씨의 집 주변을 계속 배회하며 수시로 연락을 시도했다. 그럴 때마다 A씨는 김 씨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으니 찾아오지 말라”거나 “연락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A씨가 연락을 받지 않으면 집 앞에서 마주칠 때까지 기다렸고 결국 A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김 씨는 자신을 피하는 A씨에 앙심을 품고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다. 그해 3월 23일 오후 3시쯤 김 씨는 집에서 나와 오후 2시간 뒤 A씨 집 앞에 도착한 후 A씨가 자주가는 단골 PC방에 들러 약 20분간 살해 방법 등을 검색했다.
이날 오후 5시 25분쯤 김 씨는 인근 슈퍼마켓에 들어가 흉기 1개를 훔치고 이를 의심할까봐 현금으로 다른 물건을 구매했다. 그리고 5분 뒤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A씨 집을 찾았다.
당시 집 안에는 A씨 여동생 혼자 있었는데 김 씨는 “퀵서비스다. 물건 배달왔다”고 속였다. 이에 A씨 여동생이 “문 앞에 놓고 가라”고 하자 근처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던 김 씨는 문이 열리자 뛰어가 붙잡고 집으로 들어가 A씨 여동생을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 어머니는 당시 딸이 살해 됐다는 사실을 알리 없었다. 그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딸에게 “나가봤어?”. “뭐 왔는데”라고 물었고, 김 씨는 “응”이라며 딸이 살아있는 척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평소 살갑던 딸의 기류가 이상함을 눈치챈 어머니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뒤 기다리던 김 씨의 손에 살해됐다. 약 1시간 뒤 귀가한 A씨도 몸싸움 끝에 무참히 살해됐다.

김태현이 피해자 A씨의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과 체포된 뒤 취재진 앞에서 나서 스스로 마스크를 벗는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캡처)
● 세 모녀 시신 옆에서 먹고 마시고…결국 신상공개
일가족을 모두 살해한 김 씨는 A씨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고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을 차단했다.
그리고 김 씨는 세 모녀의 시신이 있는 아파트에서 밥을 먹고 냉장고에 있던 맥주 등을 마시며 사흘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자해를 하기도 했지만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결국 붙잡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와 한 팀을 이뤄 온라인 게임을 하며 연락을 주고 받다가 차단당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이같은 극악무도한 범행은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 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됐고 2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결국 경찰은 그해 4월 5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김 씨는 여러 차례 진행된 공판에서 “위협해서 제압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 죽여야겠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며 자신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씨의 잔혹한 범행에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극단적 인명 경시 성향을 드러냈다“면서도 김태현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현장에서 도주하지 않은 점, 반성문을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 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서로 상고했고 이후 열린 2심에서 재판부는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며 ”사형제가 실효성을 상실한 현재의 형벌 시스템 등을 고려해 가석방이 없는 절대적 종신형으로 집행돼야 마땅하다“며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2022년 4월 14일 대법원원도 이를 확정했다.
저작권자 ©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지금 뜨는 뉴스
추천 읽을거리
VOD 하이라이트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6
- 신대가들의투자비법 - 성명석 주식 세뇌 탈출 (20250326)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9
- 김현구의 주식 코치 1부 (20250329)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8
- 마켓시그널 (20250328)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7
- 마켓시그널 (20250327)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31
- 마켓시그널 (20250331)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8
- 마켓 나우 1부 (20250328)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8
- 마켓 나우 2부 (20250328)
-
-
-
- 무료 / 인기 / TOP 2025.03.26
- 파이널 샷 (20250326)
-
이데일리ON 파트너 무료방송
이데일리ON 파트너
-
이난희
현금이 곧 기회다!
-
서동구
안정적인 수익을 복리로 관리해 드립니다!
-
성명석
주식 상식 다 잊어라!
-
이시후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 실전 투자의 승부사
-
주태영
대박 수익은 수익을 참고 견뎌야 한다.
-
홍프로
홍프로의 시크릿테마
-
이용철
검색기를 통한 주도주 매매로 수익 극대화 전략
-
김선상[주도신공]
실전 최고수들만 아는 기법으로 고수익 창출
-
김태훈
30년 투자 경험! 실전 투자 가이드 제시
-
박정식
평생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는 길
-
이재선
개인 투자자들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멘토!
-
주태영[선물]
국내/해외 파생 경력 20년!
추세 지지선 매매로 수익 극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