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치광이 관세 폭탄'…복합방정식 푸는 글로벌기업[특파원리포트]
- 대통령보단 사업가 기질 내세우는 트럼프
- 글로벌 공급망 다시 재편하고 美투자 늘려야
- 투자 이후 국부펀드 활용해 美기업화 우려도
[이코노미스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국에서 포장재를 수입하고 있는데 관세율이 10% 추가되면서 난감해졌습니다. 일단 중국 하청업체들이 포장재 가격을 10% 낮춰서 공급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는데 추가로 관세율이 인상된다면 ‘플랜B’를 검토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북미 내 식품사업을 하는 A기업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사색이 돼 말했다. K한류에 힘입어 식품사업이 점차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A기업은 비용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도 시작했다. 판매관리비를 대폭 줄여 향후 더 확대될 ‘관세 폭탄’에 미리미리 대응에 나섰다. 그는 “관세 강도가 점점 더 세진다면 가격을 결국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소비자들은 외면할 테고, 결국 이윤을 줄이면서 점유율 확대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미국서 제품 만들어 팔면 혜택, 아니면 관세 폭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글로벌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 대기업들은 트럼프 1기 당시의 교훈으로 생산물량을 미국 내에서 상당히 확대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이제 막 미국에 진출한 기업은 전량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 여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도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도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도 상당한 물량을 가져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의도는 이제 비교적 명확해지고 있다. 여러 관세 계획을 순차적으로 꺼내 들면서 전 세계에 혼란을 키우고 있지만, 그는 미국 내 공장을 지은 기업에는 세제, 규제 완화 혜택을, 그렇지 않으면 관세 폭탄을 던지겠다는 뜻을 계속 던지고 있다. 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사흘 만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밝힌 발언이다. 그는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 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같은 생각을 1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좀 더 드러냈다. 그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오는 4월2일께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뒀다. 그는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이전을 결정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일단은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투자 결정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글로벌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이를 거부할 경우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동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협상가’다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인 셈이다.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카드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조세, 인건비, 규제, 원자재 공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공장을 짓는다. 비용은 최대한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해 고가에 제품을 판매해야 최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기업들이 그간 멕시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설립한 뒤 제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 유럽(EU) 등 큰 시장에 물건을 판매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 전부 재편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는 게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 내 인건비는 전 세계적으로 톱 수준이고, 전세계적으로 공급망이 분화돼 있어 충분한 원자재를 구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비롯해 각종 부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내 이런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고, 있더라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의 선택지는 세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미국내 제품 생산을 늘리고 가격 인상을 통해 적절한 이윤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확률이 줄어들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 다른 하나는 가격은 유지하고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 있다. 결국 물건을 많이 팔아도 과거보다 충분한 이윤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있다. 마지막은 해외 생산을 계속하면서 관세폭탄을 맞되 최대한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느 선택지도 기업 입장에서 선뜻 결정하기 어렵지만, 트럼프의 관세율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기업 미국내 투자 늘리고 美국부펀드가 대주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한 뒤, 이후에 안보 우려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엔 미국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업체)인 TSMC에게 경영 위기에 빠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TSMC는 이미 미국 내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TSMC가 위기에 빠진 인텔 지분 투자를 하면서 낙후한 미국의 첨단 제조공정을 신속하게 강화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 계획 중인 미국 국부펀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인텔 파운드리 대주주는 미 국부펀드가 되고, TSMC는 일부 투자를 하면서 기술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비슷한 예는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중단을 연기하면서 미국 기업과 국부펀드가 같이 인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질서와 각종 제도를 지키는 대통령보다는 사업가 기질을 강하게 드러내는 트럼프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국에서 포장재를 수입하고 있는데 관세율이 10% 추가되면서 난감해졌습니다. 일단 중국 하청업체들이 포장재 가격을 10% 낮춰서 공급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는데 추가로 관세율이 인상된다면 ‘플랜B’를 검토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북미 내 식품사업을 하는 A기업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사색이 돼 말했다. K한류에 힘입어 식품사업이 점차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A기업은 비용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도 시작했다. 판매관리비를 대폭 줄여 향후 더 확대될 ‘관세 폭탄’에 미리미리 대응에 나섰다. 그는 “관세 강도가 점점 더 세진다면 가격을 결국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소비자들은 외면할 테고, 결국 이윤을 줄이면서 점유율 확대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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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글로벌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 대기업들은 트럼프 1기 당시의 교훈으로 생산물량을 미국 내에서 상당히 확대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이제 막 미국에 진출한 기업은 전량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 여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도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도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도 상당한 물량을 가져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의도는 이제 비교적 명확해지고 있다. 여러 관세 계획을 순차적으로 꺼내 들면서 전 세계에 혼란을 키우고 있지만, 그는 미국 내 공장을 지은 기업에는 세제, 규제 완화 혜택을, 그렇지 않으면 관세 폭탄을 던지겠다는 뜻을 계속 던지고 있다. 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사흘 만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서 밝힌 발언이다. 그는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 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같은 생각을 1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좀 더 드러냈다. 그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오는 4월2일께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뒀다. 그는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이전을 결정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일단은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투자 결정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글로벌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이를 거부할 경우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동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협상가’다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인 셈이다.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카드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조세, 인건비, 규제, 원자재 공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공장을 짓는다. 비용은 최대한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해 고가에 제품을 판매해야 최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기업들이 그간 멕시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설립한 뒤 제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 유럽(EU) 등 큰 시장에 물건을 판매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 전부 재편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는 게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 내 인건비는 전 세계적으로 톱 수준이고, 전세계적으로 공급망이 분화돼 있어 충분한 원자재를 구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비롯해 각종 부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내 이런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고, 있더라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의 선택지는 세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미국내 제품 생산을 늘리고 가격 인상을 통해 적절한 이윤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확률이 줄어들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 다른 하나는 가격은 유지하고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 있다. 결국 물건을 많이 팔아도 과거보다 충분한 이윤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있다. 마지막은 해외 생산을 계속하면서 관세폭탄을 맞되 최대한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느 선택지도 기업 입장에서 선뜻 결정하기 어렵지만, 트럼프의 관세율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기업 미국내 투자 늘리고 美국부펀드가 대주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한 뒤, 이후에 안보 우려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엔 미국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업체)인 TSMC에게 경영 위기에 빠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TSMC는 이미 미국 내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TSMC가 위기에 빠진 인텔 지분 투자를 하면서 낙후한 미국의 첨단 제조공정을 신속하게 강화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 계획 중인 미국 국부펀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인텔 파운드리 대주주는 미 국부펀드가 되고, TSMC는 일부 투자를 하면서 기술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비슷한 예는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중단을 연기하면서 미국 기업과 국부펀드가 같이 인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질서와 각종 제도를 지키는 대통령보다는 사업가 기질을 강하게 드러내는 트럼프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김상윤 기자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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