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4명 살해하고 '오열' 연기...내연녀 붙잡으려한 그놈 [그해 오늘]

입력시간 | 2025.08.18 오전 12:01:02
수정시간 | 2025.08.18 오전 12:01:02
  • 대전 문화동 일가족 살해 범인 장기수
  • 4살 눈앞에서 엄마·형 2명 독살하고 막내마저 살해
  • "경제력 안좋다" 내연녀 떠나자 '보험금' 노리고 범행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05년 8월 18일. 늦은 밤 대전 중구 문화동 한 기와집에서 폭발음이 울렸다. 이 한옥집에서는 30대 부부와 아들 3명 등 일가족이 살고 있었다. 활활 타는 불길을 바라보며, 뒤늦게 집으로 돌아온 30대 가장은 “아내와 아들들이 집 안에 있다”고 오열했다.

현장 검증을 하는 장기수(모자 쓴 사람). (사진=연합뉴스)

소방 당국이 급하게 불길을 진화했지만 완전히 불탄 집에서는 아내 김모씨(당시 34세)와 세 아들들(각 10세, 8세, 4세)의 시신이 발견됐다. 홀로 살아남은 가장 장기수(당시 35세)는 경찰에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안타까운 화재 사고로 종결될 뻔한 이 사건은 시신을 부검하며 반전을 맞았다. 사망한 아내와 첫째, 둘째 아들들의 시신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된 것이다. 4살 난 막내아들은 질식사로 죽었다. 화재로 인해 유독 가스를 마시고 숨진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 없는 점 등을 미뤄 장기수가 유력 용의자인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리고 그가 일하던 배달업체 사무실 컴퓨터에서 결정적인 증거들을 발견했다. 인터넷에서 ‘청산가리’ 구입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이때까지도 장기수는 태연히 직장에 출퇴근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불이 난 그날 아침, 장기수는 출근하며 아내 몰래 물통에 청산가리를 섞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위해 매일 아침 약수터에서 받아온 물을 함께 마시곤 했다. 아내는 아무 것도 모르고 독극물이 든 물통에 자신과 아이들의 컵 4개에 물을 따랐다. 그리고 아내와 첫째, 둘째 아들은 곧 그 자리에 쓰러졌다.

아내와 아이들이 죽을 때까지 기다린 장기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가, 4살 난 막내아들이 쓰러진 엄마와 형들 앞에서 당황한 채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막내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물을 마시지 않은 것이다. 장기수는 그 막내마저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대로 출근한 장기수는 그날 저녁 인화물질을 들고 퇴근하고, 숨진 엄마의 품에 막내아들을 안겼다. 그리고 가족의 시신과 빨래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미리 검색한 대로 그날 밤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누전 화재’를 주장하기 위해 처자식을 살해한 날짜를 이날로 고른 것이었다. 이후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던 장기수는 집이 전소되자 얼른 현장으로 돌아가 ‘오열’ 연기를 펼쳤다.

장기수가 이러한 끔찍한 범행을 벌인 이유는 ‘내연녀’ 때문이었다. 그는 경기 오산시에 위치한 매형의 슈퍼마켓에서 일했는데, 이때 직원인 내연녀를 만났다. 하지만 모 음식점을 운영하다 빚만 지고 가게를 넘겼고, 대전에서 배달일을 하게 됐다. 내연녀는 “당신 경제력이 안 좋다”며 전 남편과 재결합하겠다며 떠났고, 장기수의 아내 역시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되며 관계가 소원해졌다. 이에 장기수는 아내와 자식을 살해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장기수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가 죽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생각나 갑자기 범행했다”, “청산가리는 내가 자살하려고 구입했다”는 등 변명으로 일색했다. 1심에서는 무기징역을 받았고, 항소심에서는 사형이 선고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내연녀와 관계 복원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처자식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전후 치밀성과 냉혹성, 태연성은 몸서리쳐질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처와 순진무구한 아이 3명의 생명을 빼앗은 일은 황금만능과 인명경시 풍조를 반영한 것으로 선량한 사람들에게 큰 슬픔과 분노를 일으켰다”며 1심의 무기징역형은 너무 가벼워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2006년 사형을 확정했다.
김혜선 기자hyeseon@edaily.co.kr

이데일리ON 파트너

  • 성명석

    주식 상식 다 잊어라!

    Best 방송예정
  • 이난희

    현금이 곧 기회다!

    Best 방송예정
  • 김동하

    수익! 이제는 종가베팅 매매가 답이다

    방송예정
  • 김선상[주도신공]

    1등급 대장주 매매로 고수익 창출

    방송예정
  • 이재선

    개인 투자자들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멘토!

    방송예정
  • 주태영

    대박수익은 수익을 참고 견뎌야 한다.

    Best 방송예정
  • 이시후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
    실전 승부사!!

    방송예정
  • 김태훈

    30년 투자 경험! 실전 투자 가이드 제시

    방송예정
  • 박정식

    평생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는 길

    방송예정
  • 이용철

    검색기를 통한 주도주 매매로 수익 극대화 전략

    방송예정
  • 주태영[선물]

    국내/해외 파생 경력 20년!
    추세/지지선 매매

    방송예정
  • 문주홍

    대장주 집중! 포트폴리오 비중 투자로 투자 수익 극대화

    방송예정
  • 예병군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자하라!

    방송예정
  • 정재훈

    기업 탐방을 통한 종목 발굴/시장의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

    방송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