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게이트]승리·YG로 도돌이표…연예계 '어디까지?' 촉각

입력시간 | 2019.03.20 오후 7:15:40
수정시간 | 2019.03.20 오후 7:15:40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돌고 돌아 다시 YG다.

국세청이 20일 사전 예고 없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본사에 요원 100여명을 파견,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어떤 잘못이 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니다. 빅뱅 멤버였던 승리가 운영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클럽 버닝썬에서 비롯된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이 번진 것이라는 점에서 연예계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고 있다. 사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19일에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승리의 마약 투약에 관해 경찰이 정황을 포착해 지난 18일 비공개 소환 조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승리는 앞서 마약 조사를 받아 음성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에 대한 재조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지시한 성역 없는 조사에 ‘버닝썬 사건’이 포함되면서 조사 확대는 예상됐다. 주축 아이돌 그룹으로 빅뱅의 막내인 승리와 계약까지 해지하면서 이번 사건에서 벗어나는 듯했던 YG가 세무조사를 받게 된 게 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승리 및 친한 연예인들, 버닝썬 관계자들 등이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버닝썬 등 클럽과 연계된 경찰 유착, 국세청 유착 등의 의혹도 제기됐지만 연예계에서도 승리와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정준영, 최종훈 등 연예인들이 다른 지인들과 나눈 대화들도 문제가 됐다. 승리에 이어 정준영, 최종훈 등이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일부는 은퇴까지 발표했다.

연예기획사들은 골치가 아프다. 메신저로 연결이 되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일이다. 소속 연예인들이 이들과 친분이 어느 정도인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눴는지, 단체 대화방에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그 대화방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 기획사 입장에서도 지극히 수동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의 소속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의혹이 일더라도 연예인들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라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며 “하지만 소문이 있는 것만으로도 해당 연예인은 물론 소속사까지 이미지에 흠집이 쉽게 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버닝썬 등 클럽들의 불법적인 행태를 고발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지난 정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당하게 했던 최순실 국정농단의 내부 고발자인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이름까지 등장했다. 이번 사건의 끝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맞닿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이던 차은택이 당시 최순실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영향으로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연예계로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불안한 심경으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김은구 기자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