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아닌 반전"…'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되살리다

입력시간 | 2019.09.18 오후 6:15:55
수정시간 | 2019.09.18 오후 6:15:55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772명의 학도병들을 기억해 달라.”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의 감독과 출연진이 한 목소리로 당부한 말이다.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의 시사회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곽경택 김태훈 감독을 비롯해 군 복무 중인 최민호를 제외한 김명민 김인권 곽시양 김성철 장지건 이재욱 이호정 주요 배우들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을 극화한 작품. 태원엔터테인먼트가 한국전쟁 3부작 시리즈로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내놓은 영화다. 곽경택 감독은 “처음부터 반공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며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영화”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한국전쟁은 강대국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하셨다”며 “요즘 한반도 정세를 보면서 우리가 스스로 과거의 불행을 기억하지 못하면,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작업했다”고 연출의 취지를 밝혔다. 김태훈 감독은 “반공, 반전 어떤 메시지보다는 역사 속에 가려진 사건을 재조명하고 상기시켜서 잊지 않게 하자는 게 이 작업의 출발이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마음도 매한가지였다. 772명의 학도병을 이끌고 작전을 수행한 이명준 대위를 연기한 김명민은 “평균 나이 17세 학생들을 데리고 전쟁터로 나가는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상상해봤는데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을 것”이라며 “한 명이라도 더 살려서 데리고 가야겠다는 심정으로 연기했다”고 작품에 임했던 소회를 밝혔다. 김명민이 연기한 이명준 대위는 실존인물 이명흠 대위를 모델로 한 캐릭터다. 유격대의 일등 상사로 학도병들의 든든한 맏형 같은 류태석 역의 김인권은 “학도병들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으며, 유격대의 브레인 박찬년 중위를 연기한 곽시양은 “제가 지금 30대 초반인데 17세의 학도병들은 그 당시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안 되더라”는 이야기로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학도병을 연기한 젊은 배우들의 마음가짐은 더 특별했다. 기하륜 역의 김성철은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애국심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며 “극중에서 최민호와 투닥거리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전우 한 명을 얻은 것 같다”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이개태 역의 이재욱은 “영화에 출연을 한다기보다는 이런 한 역사에 참여하고 이를 알리는데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곽경택 감독은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104분으로 길지 않고 스케일이 큰 영화도 아니다”고 짚었다. 그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학도병을 태운 배가 작전했고 희생했고 더 큰 희생 있기 전에 반격했고 그 와중에 살아남은 이야기”라며 “작지만 단단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의미를 뒀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25일 개봉한다.

객원기자oriald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