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전국투어' 한영애 "무대는 내게 성장통"

입력시간 | 2017.09.19 오후 1:13:27
수정시간 | 2017.09.19 오후 1:13:27

한영애(사진=아이스타미디어)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무대는 제게 성장통입니다. 저를 발전시키는 곳이죠.”

가수 한영애(60)는 무대의 의미를 이 같이 밝혔다. 한영애는 19일 서울 중구 정동의 달개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무슨 생각으로 살아왔고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가 다 드러나는 거울 같은 곳이 무대”라고 말했다.

한영애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낸다. 새로운 전국투어 콘서트 ‘바람’을 시작했다. 지난 9일 여수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이번 투어는 10월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로 이어진다. 이번 투어의 제목 ‘바람’은 ‘윈드(wind)’와 ‘위시(wish)’ 두 가지 뜻을 담았다. 2014년 11월 발매한 한영애의 6집 ‘샤키포’의 수록곡 제목이기도 하다. 한영애는 “‘바람’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며 “짝사랑의 상상도 할 수 있겠지만 힘들 때 위로가 돼 주는 가족, 친구, 선생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제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샤키포’는 사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무거웠던 때, 그것도 신곡 발매 시즌이 아닌 연말에 내놓은 앨범이다. 한영애는 “약속된 날짜가 있어 앨범을 내야 했는데 활동을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활동을 다음해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1~2년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전국투어에 나섰다는 것은 마음의 상처, 활동을 못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치유하고 극복했다는 의미이다. 한영애는 “지금은 그래도 편안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번 공연에서 그 에너지를 관객들, 대중에게 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한영애(사진=아이스타미디어)

한영애는 지난 촛불정국 당시에도 서울 광화문 집회 무대에 두차례 오르며 일반 시민들과 시대의 고민을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한영애는 “몇백만명 앞에서 노래하는 게 대단했다고 하시는데 당시 나는 무대 앞에 앉아계시던 분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며 “직업이 가수여서 내 마음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달할 기회를 얻은 것뿐이다. 절실한 연대감을 당시 현장에 있던 분들은 다 뜨겁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국투어는 첫 공연부터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무도, 영상도 없이 80~90년대처럼 음악 만으로 공연을 채운 게 집중력을 2시간 내내 이어지게 한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드러머 신석철, 기타리스트 이성렬, 베이시스트 김정욱, 건반 남궁숙 등 뮤지션들도 “근래 최고의 공연”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저는 공연 당일이나 전날 공연장에 가서 1층, 2층, 3층 객석에 다 앉아봐요. 관객들에게 무대가 어떤 시각으로 보이는지 확인을 하고 제가 무대에서 어느 정도로 고개를 들어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생각하죠.”

한영애가 밝힌 무대를 장악하는 노하우다. 한영애는 “시쳇말로 ‘맞장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 이런 곳이야?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한영애는 서울을 거쳐 11월3~4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소극장 등으로 이어질 이번 투어에서도 무대에 대한 기선제압에 성공한 분위기다.
김은구 기자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