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삶' 배우 최은희 지병으로 별세...향년 92세

입력시간 | 2018.04.16 오후 8:54:38
수정시간 | 2018.04.16 오후 9:24:13

故 최은희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원로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故최은희의 장남 신정균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머니께서 오늘 오후 신장투석을 받기위해 병원에 갔다가 세상을 떠나셨다”다고 전했다. 고인의 삶은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으로 수식된다.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고인은 1947년 ‘새로운 맹서’를 통해 영화계에 발을 딛었다. 이후 ‘밤의 태양’, ‘마음의 고향’등으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1950∼60년대 트로이카로 떠오르기도 했다. 1976년까지 130편의 영화에 출연했던 고인은 생전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은막의 스타였다.

고인은 또한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에 출연하면서 신상옥 감독과 사랑에 빠진 그는 1954년 결혼한 뒤 부부가 함께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부부의 삶 역시 ‘한편의 영화’ 같았다.신 감독과 이혼한 고인은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고, 이후 신 감독도 그해 7월 납북돼 두 사람은 1983년 북한에서 재회한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 촬영소 총장을 맡으며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년), ‘사랑 사랑 내 사랑’(1984년) 등 모두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또한 고인은 북한에서 만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인 최초 해외영화제 수상으로 기록돼있다.

신 감독과 고인은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뒤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에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했다. 이후 10년 넘는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귀국했다.

이후 고인은 2001년 극단 대표와 뮤지컬 제작자로서의 길을 걸으며 문화계에 공헌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12호실 이전 예정)이며, 발인은 19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