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후' 역시 신혜선, 믿고 보는 배우 증명

입력시간 | 2020.12.14 오전 9:24:12
수정시간 | 2020.12.14 오전 9:24:12

신혜선(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신혜선이 놀라운 활약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신혜선은 tvN 새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자유분방하게 살던 청와대 셰프 장봉환(최진혁 분)의 영혼이 깃들게 된 중전 김소용 역을 맡아 하드캐리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고고한 겉모습에 장봉환의 저 세상 텐션을 그대로 흡수하며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하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다채로운 에너지와 매력을 뿜어내는 그의 모습들이 눈을 뗄 수 없는 유쾌한 몰입감을 선사, 안방극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신혜선의 잔망스러운 매력들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주요 포인트로 작용한다. 극 중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혈기 왕성한 본능에, 철종(김정현 분) 앞에서도 거침없는 행동 등 눈치 빠른 태세 전환의 달인 봉환의 영혼이 담긴 소용의 모습들을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으로 담아내고 있는 신혜선에게 호평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

지난 13일 방송된 2회에서는 철종과의 합궁을 무사히 넘기고 중전으로서 첫날을 맞이한 소용의 스펙터클한 하루가 펼쳐졌다. 특히 첫날밤 뜨거운 밤을 보낸 척하는 철종 때문에 내내 찝찝함을 느꼈던 소용. 그러나 통증과 함께 찾아온 오리지널 소용의 기억으로 인해 철종이 합궁을 종용하는 김씨 세력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합궁을 치른 척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됐던 것. 이에 순원왕후(배종옥 분)에게 왕자를 잉태해 보이겠다며 7일간의 합궁 후 호수에 물을 채우기로 약속 받는가 하면, 철종에게는 각자 행복하고 즐겁게 살자는 노터치를 제안하는 등 본격 조선시대 쇼윈도 부부의 서막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봉환에게 가려져 있던 오리지널 소용의 본 모습도 공개됐다. 외로운 궁 생활 탓에 성격이 괴팍해졌던 소용은 누구든 눈에 띄기만 하면 쥐 잡듯이 잡아대는 통에 별궁마녀라고 불렸던 사실이 드러나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신혜선은 서늘한 눈빛과 확 달라진 대사 톤만으로도 본 소용의 모습과 장봉환의 영혼의 깃든 소용의 온도차를 극명하게 표현했다.

극 말미에서는 아침부터 밤까지 궁을 헤집고 다니던 소용이 남장을 한 채 ‘이생망’이라는 이름이 적힌 호패를 들고 궁을 나서 옥타정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던 야생마 봉환의 본성이 여인의 모습이 된 상황에도 변치 않았음에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전했다.

이처럼 신혜선은 지루할 틈 없는 팔색조 연기의 향연을 펼쳤다. 하루 아침에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한 상황과 엄격한 규율 속에 살아가는 중전이 된 웃픈 현실 속에서도, 빠르게 궁궐의 대립 관계를 파악해가며 적응해가는 눈치백단, 사회생활 만렙의 면모들로 시청자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다.

첫 사극에 코믹 연기까지 예쁨을 내려놓고 오로지 캐릭터에 몰입해 기존 관념의 틀을 깬 캐릭터를 탄생시킴으로써,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신혜선이 앞으로 이끌어갈 ‘철인왕후’ 속 활약들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김가영 기자kky120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