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순 "코미디영화 잘 됐으면…술친구 얻었다"(인터뷰)

입력시간 | 2016.08.29 오전 10:29:34
수정시간 | 2016.08.29 오전 10:29:34

박희순(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좋은 술 친구가 생겼어요.”

결혼의 좋은 점을 물었을 때 박희순이 한 말이다. 지난해 6월 박희순은 5년간 교제한 박예진과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됐다. 예식은 없었다. 서로 바빠 날짜를 맞추기 어려웠고 예식은 자연스럽게 생략됐다. 대신 지난 6월 결혼 1주년을 기념해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다가 조촐한 파티를 가졌다.

두 사람이 오랜 기간 교제를 해선지 박희순은 “결혼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를 슬쩍 덧붙였다. 좋은 술 친구가 생겼다고.

“저도 박예진씨도 기분 좋게 한 잔 하는 것을 좋아해요. 결혼 전에는 술자리에서 남들 뒤치다꺼리를 도맡아했는데 요즘은 예진씨와 둘이서 집에서 편하게 마시고 있어요.”

영화 ‘올레’도 음주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박희순, 신하균, 오만석 세 사람이 물 좋고 공기 좋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막걸이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모습을 보다 보면 절로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영화의 대부분이 술 마시는 장면이었어요. 이쪽 게스트하우스 저쪽 게스트하우스 옮겨다니면서 술 마시고 얘기하는 장면이 많았죠. 그렇다 보니 셋이서 정말 많은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배우 셋이 모이다 보니 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주였다.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 저예산 영화, 비주류 장르의 영화가 점점 외면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걱정도 함께였다.

“어느 순간 큰 영화들이 많아잖아요. 큰 영화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티켓파워를 가진 배우들이 무리로 나와야 하고 스릴러야 하고 등등 일정한 공식을 가진 영화들만 많아진 상황이 걱정스러워요. 배우들은 계속 같은 역할만 맡고, 다른 남성 배우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주로 형사 역 제의가 많아요. 하는 사람도 지치고, 보는 사람도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코미디 영화인 ‘올레’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올레’는 박희순의 180도 연기변신을 볼 수 있는 영화다. 박희순은 작정하고 코믹연기를 선보인다. 박희순에게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캐릭터라 선뜻 결정했다. 외모에서부터 의욕이 비친다. 뽀글뽀글한 ‘푸들머리’에 어정쩡한 길이의 슈트를 입은 ‘아재패션’이다. 박희순은 제주도에서 여성과 하룻밤을 원하는 ‘지질남’으로 변신했다.

“그간 센 캐릭터를 많이 해서 관객들이 고정관념을 갖고 보실 것 같았어요. 외모에서부터 딴 인물로 변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수탁이 민폐만 끼치고 사고를 많이 치니까 밉지 않게 보였으면 해서 파마 머리를 했는데 더 꼴보기 싫지 않을까 걱정입니다.”(웃음)

‘올레’는 희망퇴직을 권고받은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분), 13년째 사법고시를 공부 중인 수탁, 마지막 방송을 앞둔 방송국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분), 세 친구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순간 대학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제주도로 떠나면서 그린 해프닝을 그린 영화다. 지난 25일 개봉했다.
객원기자oriald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