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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묶인 재개발·재건축 이주민

입력시간 | 2018.10.12 04:00 | 경계영 기자 kyung@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금융기관이 잘 만나려고 하지도 않아요. 어차피 만나봤자 뾰족한 수가 없으니까요.”

서울 강남권에서 추가 이주비 대출을 추진하다가 금융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막막하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조합원은 추가 이주비를 마련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조합이라고 해서 딱히 방법은 없었다. “제1 금융권에서 이주비를 충분하게 대출받지 못한 조합원 일부는 사채를 끌어다 쓰기도 했다”는 재건축 조합도 있었다.

이처럼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내 주요 주택정비사업 조합에 ‘빨간불’이 들어온 까닭은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때문이다.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 죄기에 나선 정부는 정비사업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았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서 규제지역 내 재개발·재건축사업장의 이주비 대출 한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에서 40%로 낮아졌다. 9·13 대책에서는 이주비 대출까지 주택 구입 목적 대출로 간주하기로 하면서 다주택자는 이주비를 대출받기 어려워졌다. 대책 이전에 조합이 이주비 대출 금융기관을 선정했을 때에 한해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이같은 대책의 불똥은 결국 때아닌 이주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시행에 관리처분계획까지 인가받으며 8부 능선을 어렵게 넘어왔던 조합은 철거와 시공 직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쳤다. 이주 시기가 늦춰질수록 금융비용, 공사비 등 사업비 증가는 조합원이 떠안아야 한다.

정부가 수도권에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나섰지만 사실 재개발·재건축 사업만큼 괜찮은 주택 공급 방안은 많지 않다. 9·21 대책대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고 새로 공공택지를 지정해 ‘미니 신도시’를 만든다 해도 적어도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2기 신도시에서 보듯 교통 인프라 갖추는 데도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공급 부족 논란에 시달린 정부로선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주변 인프라가 갖춰진 정비사업을 장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들도 다 집 하나 있는 서민”이라던 정비사업 조합장의 한숨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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