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IOC "도쿄올림픽서 4개 종목 단일팀 구성" 합의

입력시간 | 2019.02.17 오전 10:01:25
수정시간 | 2019.02.17 오전 10:01:25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 체육 수장들과의 3자 면담을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와 관련한 내용 등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바흐 위원장, 김일국 북한 체육상.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북한이 2020년 도쿄올림픽 때 4개 종목에서 역사적인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3자 회동을 갖고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으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조정, 유도를 결정했다. 도종환 장관은 로잔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함께 입국했다.

남북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사상 처음 출전했고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여자농구와 카누, 조정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으로 참가한 바 있다.

다만 도쿄올림픽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닌 만큼 여자농구와 여자하키는 올림픽 예선전 단계부터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 티켓을 따내야 한다. 여자농구는 이미 단일팀 경험이 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들이 힘을 합쳐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남측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지만 로숙영 등 북측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냈다.

여자농구는 올림픽 본선에 12개국만 출전할 수 있다.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선 치열한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여자하키는 지난해 11월 국제하키연맹(FIH) 총회 때 남북 단일팀 구성에 사실상 합의한 바 있다. 역사 올림픽 출전권 획득 단계부터 단일팀으로 참가한다. 이르면 4월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남북 합동훈련이 이뤄질 전마이다.

그밖에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때 혼성단체전에서 남북이 동메달을 합작했던 유도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호흡을 맞췄던 조정 역시 단일팀 종목에 포함됐다.

하지만 당초 단일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탁구와 카누 등은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추가 논의 후 결정하기로 했다. 탁구의 경우 혼합복식에서 남과 북이 1개 조씩 내보내고 추가로 단일팀이 나서는 부분을 우리측이 제안했지만 IOC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밖에도 남북한과 IOC는 도쿄올림픽에서도 남북 선수단이 개회식 공동 입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북한은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이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뜻을 바흐 IOC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은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개회식 공동입장이 성사됐던 평창올림픽 유산이 전시되는 올림픽 박물관도 함께 찾았다.

도종환 장관은 귀국 인터뷰에서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네 종목은 1, 2, 3차에 걸친 남북 합동훈련을 계획하고 있다”며 “카누 등은 더 논의가 필요하며, 개성연락사무소 접촉 등을 통해 북측과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32년 올림픽을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하겠다고 IOC에 설명했고, IOC는 ‘역사적 제안’이라며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며 ”IOC가 추구하는 평화 등 올림픽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탁구 등 일부 종목은 해당 협회와 선수의 의견을 물어보고 단일팀 참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무 기자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