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해가 밝았다]세계 1위 고진영 앞세운 한국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 '이상 무'

입력시간 | 2020.01.03 오전 7:27:21
수정시간 | 2020.01.03 오전 7:27:21

고진영이 지난 7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골프는 한국의 마지막 금메달을 책임질 종목으로 꼽힌다.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경기는 개막 후 12일째인 8월 5일 시작해 폐막을 하루 앞둔 8일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과 2위 박성현(27)을 앞세워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사상 첫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여자골프는 ‘골프 여제’ 박인비(32)가 116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여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누가 출전하더라도 금메달 후보로 손색없는 실력을 갖췄다. 전력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출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남은 3장의 티켓을 놓고 2위 박성현, 5위 김세영(27), 7위 이정은(24), 13위 김효주(25), 14위 박인비가 6월 말까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여자골프 올림픽 출전권은 오는 6월 마지막 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국가당 2명이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에선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실력에선 여전히 금메달 후보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선수들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이른바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2000년대 출생 선수들을 앞세워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투어 무대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우승을 다투는 일이 많아졌다.

세계랭킹 6위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하타오카 나사는 2017년 데뷔해 벌써 3승을 올렸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시부노 히나코(11위)는 지난해 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접수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였다. JLPGA 투어의 일인자 스즈키 아이(15위)는 2019년에만 7승을 거두며 한미일 3개 투어 상금왕을 노린 신지애(31)를 제치고 상금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우리를 비롯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한국 선수들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이어서 올림픽 개막 이전까지 사전 코스 답사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코스에 나갈 수 있다. 또 해외파보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히나코와 아이는 시차나 코스 적응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해외파가 많은 한국 선수들은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낸 뒤 일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긴 이동에 따른 체력과 시차 적응 등이 걱정이다.

불리한 점이 많지만, 한국 대표팀은 강인한 정신력과 빠른 적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부상으로 경기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의지로 금빛 투혼을 일궈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가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영로 기자na187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