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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조현병, 관리시스템보다 `이해시스템`이 먼저

입력시간 | 2019.05.16 06:13 | 박기주 기자 kjpark85@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강력 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사회에 이렇게나 조현병 환자가 많았나?’ 싶은 궁금증이 절로 든다. 지난해 말 고(故) 임세원 교수의 피살 사건부터 시작해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살인사건, 부산·충주·창원·김천 등 각지에서 조현병 환자와 관련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궁금증에 굳이 사실을 확인하자면 맞다. 의료계에서는 조현병에 걸릴 확률이 1%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100명 중 한 명, 우리나라에만 50만명에 달하는 조현병 환자가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정부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계속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범죄 현장 혹은 범죄의 전조가 될 수도 민원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에게는 조현병 환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할 한 장짜리 판단 매뉴얼이 내려왔을 뿐이다. 전문의들도 몇 번의 상담을 진행해야 진단할 수 있는 병증을 경찰이 매뉴얼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 등 현장 공무원이 정신질환 환자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손자병법이 알려주듯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상황,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조현병 환자에게 벌어질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사건의 경우 참극이 벌어지기 전 전조가 될 수 있는 민원 신고가 들어왔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에 대한 이해가 피해 예방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교육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십수년간 현장을 누빈 한 경찰은 “매뉴얼 같은 걸 몇 번 봤을 뿐 정신질환자에 대한 교육을 따로 받은 기억은 없다”며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복지부에서 내놓은 대책에도 현장 공무원에 대한 교육은 마땅히 없는 형편이다.

“약 잘 먹고, 사랑 많이 받아야 나아요.” 취재 중 만난 한 조현병 환자가 의사에게 항상 듣는다는 말이다. 아마도 당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론 관리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이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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