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통행세' 챙긴 LS총수 고발…LS "소송 검토"(종합)
- 통행세 혐의 과징금으로 최대 규모
- 총수일가 지분 49%로 수익률 1900%
- 지분 판 이후도 지속적으로 부당지원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전선의 원료인 구리동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총수일가 회사를 중간에 끼워 ‘통행세’를 챙긴 LS(006260)그룹이 경쟁당국에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를 비롯해 경영진 6명이 검찰 고발을 당하는 등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하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
공정위는 LS그룹이 총수일가 회사인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를 장기간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60억원을 부과하고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일반적인 거래 과정 중간에 총수일가 소유 회사를 넣어 이들에게 지원하는 부당 이득인 ‘통행세’ 혐의로 부과된 과징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LS그룹 총수)을 비롯해 구자엽 LS전선회장,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등기이사,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전선 대표, 전승재 전(前) LS니꼬동제련 부사장 등이 개인고발을 당했다. 부당지원으로 총수가 고발된 것도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LS전선(현 LS)은 총수일가와 공동출자해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를 설립한 뒤 계열사들이 전선의 핵심품목인 전기동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 회사를 거쳐 거래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방식은 두가지다. 국내 전기동 구매의 경우 계열사 LS니꼬동제련이 생산한 전기동을 LS글로벌을 중간에 끼어 통합구매에 따른 ‘물량할인’ 명복으로 저가(최대 t당 12달러 할인)에 매입하도록 지시했다. 계약상으로는 LS글로벌이 중간에 거래 역할을 해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구매업체인 LS전선 가온전선 JS전선 LS메탈 등 계열사는 LS니꼬동제련이 직접 LS니꼬동제련과 구매 협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LS는 고액의 마진을 챙겼고, 2006년부터 현재까지 130억원의 경제상이익을 챙긴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해외 거래에서도 LS글로벌의 역할은 없었다. LS전선이 수입전기동을 해외생산업체 또는 트레이더로부터 구매할 때에 LS글로벌을 거래과정에 끼워놓은 터라, LS전선은 결국 고가에 수입전기동을 매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LS글로벌은 67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당시 LS글로벌은 LS전선이 51%, 총수일가가 49%지분을 보유한 회사였다. 고(故)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세 집안의 일가에 4:4:2의 비율로 지분을 나누면서, LS글로벌이 성장할수록 총수일가의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로 만든 셈이다. LS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시행 직전인 2011년11월4일 보유하던 총수일가 주식 전량을 매각해 총 93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는 출자액 4억9000만원 대비 1900%의 수익률이다. 이후 LS글로벌은 LS의 100% 자회사가 됐지만 부당지원 행위는 지속돼 총수일가(지분 33%)에 간접적으로 이익이 귀속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부당지원 혐의는 경쟁상황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는 점을 공정위가 명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총수일가는 이익을 챙겼지만 전기동 경쟁상황은 악화됐다. 해외 구리동 구매의 경우 LG상사도 담당했지만,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결국 전기동 사업을 포기했고, 최대 20여곳에 달했던 해외 트레이더도 대부분 퇴출되면서 구리동 거래 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은 “국내전기동의 경우 경쟁사업자가 거의 없었지만, 부당지원 행위로 새로운 경쟁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원천 봉쇄됐고, 해외 트레이더의 경우도 대부분 퇴출됐다”면서 “반면 LS글로벌은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처분에 LS측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리동의 시세 변동에 따라 위험이 크기에 효율적·안정적으로 전략원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LS글로벌을 설립했을 뿐, 통행세 거래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LS 관계자는 “LS글로벌은 전기동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회사로 모든 회사가 정상거래를 통해 이익을 봤고 피해자가 없으므로 부당지원 행위로 볼 수 없다”며 “대주주 지분 참여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은 “LS글로벌의 실질적인 역할도 없는데도 이런 주장을 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제재 처분이 가시화되자 LS글로벌을 해산하겠다고 한 것은 이 회사의 기능이 실직적으로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LS는 공정위 제재를 앞두고 자진시정제도인 ‘동의의결’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의의결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않아 공정위는 기각했다. 불공정행위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필요성이 낮으며, 검찰고발이라는 고강도 제재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LS는 동의의결 신청 과정에서 LS글로벌을 매각해 거래 단계를 최소화하거나 내부거래심사위원회를 설치해 부당지원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안을 내긴했지만 위원회를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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