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GDP 쇼크‥성장도 물가도 낮은 '일본式 둔화' 우려(종합)
- 한국은행,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 발표
- 명목 GDP 전년동기比 0.4% 증가한데 그쳐
- 환란후 20년래 최악‥GDP 물가도 마이너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3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외환위기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명목 GDP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성장률이다. 실제 기업과 가계의 호주머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액을 나타내는 지표다. 명목 GDP 상승률이 하락했다는 건 성장과 물가 모두 부진한 결과다. 그만큼 우리 경제 참여자들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저성장·저물가라는 ‘일본식 경제둔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가계 곳간에 쌓인 돈, 20년來 최소 증가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목 GDP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계열(2010년 기준년 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1998년 4분기(-5.3%) 이후 20년 3분기 만에 낮은 수치다.
명목 GDP는 실제 기업과 정부,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만들어낸 전체의 부가가치를 의미한다. 명목 GDP가 부진하다는 것은 기업의 영업이익과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정부의 세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통상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는 것은 실질 GDP이지만, 나라 안 경제주체들의 실제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데는 명목 GDP가 더 가깝다. 명목 GDP 증가율 하락을 쉽게 넘기지 못하는 이유다.
일단 경제성장률 자체가 저조했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전기 대비 0.4%) 성장했다. 올해 1분기(1.7%)와 2분기(2.0%)를 제외하면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부진한 수치다. 올해 연 2%대 성장률을 지킬 수 있을지를 의심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실질 성장이 부진했던 데다 생산해낸 GDP에 대한 가격(물가)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 명목 GDP의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해낸 제품의 양도 많이 늘어나지 못한 데다 제품의 별로 오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가를 고려한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이 GDP 디플레이터다. GDP 디플레이터(전년 동기 대비)는 올해 3분기 마이너스(-)1.6%를 나타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2분기(-2.7%)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치다. 특히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사상 최장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GDP 물가’를 뜻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을 골라 물가를 측정하는 데 비해 GDP 디플레이터는 실질 GDP 전체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수출물가 등 GDP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물가를 포괄하는 가격지표다. 국내에서 측정되는 여타 물가들 중 가장 대표적인 지표라고도 볼 수 있다.
내수 디플레이터와 수출 디플레이터가 모두 부진했다. 3분기 내수 디플레이터는 1.0%로, 2016년 2분기(0.8%)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저조했고, 수출 디플레이터는 -6.7%를 기록하며 2016년 3분기(-1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내수 물가가 저조했을 뿐 아니라 해외로 수출하는 물가도 떨어졌다는 뜻이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나라 전체 ‘파이’ 줄어…향후 소비·투자 부정적”
더 큰 문제는 명목 GDP 부진이 향후 소비와 투자까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명목 GDP가 부진하다는 것은 그 나라의 가계와 기업에게 돌아간 실질적인 몫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향후 가계소비와 기업투자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악순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수출가격이 떨어지면서 제조업체 등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내수 디플레이터 등이 부진해지면서 가계에 돌아가는 몫도 줄었을 것”이라면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쪽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용어해설
-실질GDP: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합을 뜻하는데, 물가 요인을 제외한 것이다. 실질 GDP 증가율은 곧 ‘경제성장률’로 통용된다.
-명목GDP: 실질GDP에 가격요인을 반영해 계산한 GDP다. 그나라에서 생산한 물량이 10% 늘어나고 가격이 5% 높아졌다면 늘어난 물량과 상승한 가격을 모두 고려한 값이 명목 GDP다. 실제 기업과 가계의 호주머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활용된다.
-GDP디플레이터: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GDP 물가’로도 물린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을 골라 물가를 측정하는 데 비해 GDP 디플레이터는 실질 GDP 전체의 가격 상승분을 나타낸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수출물가 등 모든 물가를 포괄하는 가격지표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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