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육군이 초일류가 되려면
-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육군은 지난 달 ‘육군비전 2050’을 공개했다. 미래 전쟁 패러다임의 대변혁에 대비, 30년 뒤 육군이 도달하고자 하는 ‘개념군’의 모습을 그렸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향후 30년간 전개될 미래 메가트렌드와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전망에서부터 ‘트랜스 슈퍼솔저’와 지능형 전투 로봇에 이르기까지 미래 육군이 지향하는 전투 개념들이 소개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을 주도하는 초일류 육군’이라는 부재에서 알 수 있듯이 궁극적인 목표는 초일류 군대를 만드는 것이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발간사에서 “후배들에게 물려줄 가슴 뛰는 미래 육군의 청사진을 담았다”고 희망에 찬 소회를 밝혔다. 그만큼 가슴 벅찬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언론들이 육군비전 2050의 발간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선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상당 부분은 수년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되었던 내용들이다. 또 다른 이유는 현실성에 대한 우려다. 병사들 무릎 보호대조차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투 로봇 운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상력의 세계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2014년)에서 죽음이 사라진 세상을 언급했을 때 그러한 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라리에 매료된 것은 새로운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영감을 불어넣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육군비전 2050은 현실적 계획이라기보다는 ‘혁신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지적 자극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혁신적 영감의 토대가 되는 것은 ‘현재의 육군으로는 안 된다’는 문제인식이다. ‘경직되고 수직적·계층적인 군 조직의 특성은 자율성이 강조되는 미래 전장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자기반성이다.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보다는 개인의 자율성을 넓혀주는 분권적 의사결정’을 실현할 임무형 지휘를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는 결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래 인재 양성을 강조한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미래를 위한 최고의 대비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는 언급은 육군비전 2050 가운데 가장 빛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어떤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기존의 관습과 사고에 머무르지 않는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을 미래 인재의 핵심요소로 내세웠다는 점만으로도 칭찬할만하다.
그런 점에서 육군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 혁신적 영감의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달라지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미래의 혁신도 없다. 미래 비전을 수행할 수 있는 미래 인재 양성에 비전의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육군이 추구하는 초일류 군대도 본질상 다르지 않다. 초일류 인재양성에 있다. 육군이 초일류 군대가 되고자 한다면, 장교단을 초일류로 만들어야 한다. 첨단무기로 초일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장교 교육이 대폭 강화되어야할 이유다. 미국의 샘스(SAMS: School of Advanced Military Studies) 수준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렵다면, 해외 저명 군사교육기관의 수학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국내외 주요 대학에서의 석·박사과정도 권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세계적 교육기관에 보내 제대로 공부하게 해야 한다. 전차 몇 대 덜 구입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다.
하라리가 말했듯이 기술은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이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바로 사람이 중요한 이유다. ‘인재제일’은 기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초일류를 지향하는 육군에게 더욱 긴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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