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1급 간부 승진 인사서 손 뗀다(종합)

입력시간 | 2018.05.16 오전 5:00:00
수정시간 | 2018.05.16 오후 12:16:20
  • 부총재 산하 경영인사委 권한 강화
  • 부총재에만 보고 '인사운영관' 신설
  • "총재 인사권한, 최대한 부총재에게"
  • 1급 간부급 승진 인사도 부총재 몫
  • 李총재는 전략적인 '큰 그림' 그릴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 왼쪽)와 윤면식 부총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앞으로 한국은행의 1급 간부 승진 인사를 부총재가 결정한다. 기존 한은 총재의 인사 권한을 부총재로 대폭 위임하겠다는 의미다.

인사는 어느 조직에서든 가장 민감하면서도 가장 막강한 권한으로 꼽힌다. 인사 권한의 위임은 이주열 총재가 연임 이후 강조했던 ‘변화와 혁신’의 첫 상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재 인사권한, 최대한 부총재에게”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윤면식 부총재의 직접 지시를 받는 인사운영관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초대 인사운영관은 채병득 인사팀장(2급)이 맡는다.

인사운영관의 신설은 윤 부총재가 위원장으로 있는 경영인사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고 부총재의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인사팀장은 그동안 국장-부총재보-부총재의 보고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인사운영관은 부총재 직속으로 부총재의 지시를 받고 부총재에게만 보고하게 된다. 부총재의 강화된 인사 업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이다.

채용·승진·이동·상벌 등에 걸쳐 부총재가 인사 원칙과 기준을 정해 밑그림을 그리면, 인사운영관이 실무를 담당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당초 집중됐던 인사 권한을 최대한 윤 부총재에 넘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급 승진 인사도 윤 부총재가 직접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내에서 1급은 전체 임직원 2386명 중 86명(3.6%)에 불과할 정도로 소수다. 임금피크제 등에 들어가면서 권한이 축소된 1급 직원을 빼면 더 적다. 본부 17개 부서장(국장), 10개 실장(10명 중 7명 1급), 4개 해외사무소장 등이다. 총재와 직접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간부급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1급 승진 인사는 총재 의중이 반영돼 왔다. 총재가 1급 인사에 사실상 손을 떼겠다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1급 승진까지 부총재가 결정하면 경영인사위원회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며 “1급 국·실장 이동 인사는 총재가 결정하지만, 그것도 부총재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서 내 국장의 인사권도 강화된다. 부총재가 승진과 이동을 결정하면, 부서 내 인사는 국장이 전결권을 행사하는 식이다.

이는 이 총재가 취임사 때부터 강조했던 ‘권한의 하부 위임’의 첫 걸음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비효율적인 요소를 걷어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李총재는 전략적인 ‘큰 그림’ 그릴듯

보고 절차도 간소화하겠다는 게 이 총재의 복안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까지 겸하는 부총재는 그동안 격무에 시달려 왔다”면서도 “인사 권한이 강화되면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웬만한 보고 절차는 (부총재 아래) 부총재보 선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인사 권한을 덜어낸 이 총재는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보다 전략적이고 정책적인 이슈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은 인사들은 전했다.

한편 내부 경영과 관련한 업무는 5명의 부총재보가 분산해 담당하기로 했다. 재산관리실·별관건축본부(임형준 부총재보), 안전관리실(허진호 부총재보), 전산정보국(신호순 부총재보), 인재개발원(유상대 부총재보), 인사경영국(정규일 부총재보) 등이다.

집행간부들이 기존 본인의 전문 분야 외에 경영 관련 이슈에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김정남 기자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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