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젤렌스키에 韓 격분…우크라 무기지원 더 어려워져”

입력시간 | 2026.09.30 오후 10:39:42
수정시간 | 2026.09.30 오후 10:39:42
  • 러 국영매체,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공개 잇따라 조명
  • “패트리엇 지원 기대했지만 역효과” 주장…한·우크라 갈등 부각
  • 우크라는 러시아 내 북한군 추가 배치 가능성 제기하며 여론전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주장이 러시아 국영매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번 논란으로 우크라이나가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을 가능성도 더욱 낮아졌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양국 간 갈등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칼럼니스트 페트르 아코포프는 ‘배신과 거짓말: 젤렌스키가 또 다른 동맹을 격분하게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아코포프는 지난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히고 이 가운데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한국 외교부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한 사실도 소개했다. 실제 외교부는 지난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아코포프는 이를 근거로 한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당장 지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가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기는 한층 어려워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이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넘기는 것을 계기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 매체 칼럼니스트의 주장으로, 한국 정부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 송환과 무기 지원을 연계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아코포프는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두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도 소극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한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와 교역을 비롯한 관계를 복원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며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모스크바를 자극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상황을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아코포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을 통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망상”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당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공개 이후 불거진 한·우크라이나 간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러시아 현지 매체들이 이번 사안을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적 갈등으로 해석하는 기고문과 보도를 잇따라 내놓으며 관련 논란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가 지난 28일 게재한 칼럼니스트 드미트리 바비린의 기고문에서도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 요청을 연관 짓는 주장이 나왔다.

바비린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받지 못하자 유엔에서 이를 공개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앞서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북한군 포로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1억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 계획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한편 러시아의 북한군 활용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북한군 병력 8000명 이상이 여전히 주둔하고 있으며 약 1만명 규모의 추가 병력 배치도 준비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전선에 미치는 위협을 강조하며 국제사회를 상대로 여론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박지애 기자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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