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15~17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실용외교’를 내건 이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취임 2주일 만에 본격적으로 다자회의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어떤 기조를 선보일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8일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았으며, 이에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록 취임 직후라 국내 경제나 민생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한국 정상외교가 작동하지 않는데다 국제 정세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G7 정상회의 참석을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G7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7개국의 협의체다. 매년 의장국이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기 위해 주요 국가나 국제기구를 초청해 ‘확대 회담’을 마련할 수 있는데 앞서 한국은 2021년 영국, 2023년 일본이 각각 의장국을 맡았을 때 초청국으로 참석한 바 있다.

G7에서는 무역이나 금융 등 경제 현안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이슈 등도 고르게 다루는 장이다. 특히 최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국의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G7 재무장관들은 중국을 겨냥해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관행에 대해 지적했고, 외교장관들도 대만 인근의 중국 군사훈련에 대해 비판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대중견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2기 들어 대중 견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의 앞에 닥친 외교 과제는 과거 여느 정부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G7 정상회의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양자 정상회담이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와 함께 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다양한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회의에서 양자 혹은 3자가 만날 경우,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긴 힘들지만 이 대통령의 취임 직후 첫 대면 상견례라는 점에서 의미는 깊다. 이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겠다는 원칙을 내세운 만큼, 기본적으로는 미국, 일본 등과 공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통상분야에서는 중국과 타협을 시도한다고 해도 첨단기술이나 군사안보에서는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신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면서 새롭고 창의적인 외교 접근법을 모색하며 한미동맹 협력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취임선서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가치외교’와 다른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AFP)